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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 답변 아니어서 단정 어려우나 중국 공세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인 듯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UPI=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중국의 공세와 이에 따른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앞으로 두 달간의 주요 논의주제”라고 말했다.파워볼게임

그러나 답변 자체가 두루뭉술해 한일 핵무장 문제를 논의주제로 콕 집었다기보다는 중국의 공세에 방점을 둔 발언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 ‘휴 휴잇 쇼’에 출연,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무모함과 중국의 공세, 그리고 특히 이란과의 새로운 합의를 고려할 때 일본과 한국, 대만이 핵무장이나 극초음속 미사일 역량을 추구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것도 말하지 않겠다. 하지만 그것은 문제를 일으키고 향후 두달간 우리의 주요 논의 주제”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아주 주요한 논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하겠다”고 재차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핵무장이나 극초음속 미사일 역량 확보를 11월 대선 이전의 주요 논의 주제로 명시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답변 자체가 구체적이지 않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중국 책임론을 거듭 제기해온 연장선상에서 대선까지 중국을 계속 문제 삼겠다는 취지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1991년 주한미군 전술핵 철수 이후 한국에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제력을 제공하는 확장억제를 공약해왔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5일 한국군의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 개발을 처음으로 공개 언급하기도 했다.

nari@yna.co.kr

쏟아지는 비 [연합뉴스 자료사진]
쏟아지는 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윤우성 기자 = 수요일인 12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서울·경기를 비롯한 강원 영서·충청 내륙·전라도·경북 내륙·경남 지역에 오후부터 밤까지 소나기가 내리겠다.파워볼실시간

제주도는 이날 밤까지 비가 이어지겠고, 충청도와 남부지방에는 오전에 산발적으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소나기에 의한 예상 강수량은 서울·경기도와 강원 영서·충청 내륙·전라도·경북 내륙·경남이 20∼80㎜다. 제주도는 10∼60㎜의 비가 예보됐다.

기상청은 “오후부터 밤사이 동해안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많겠다”며 “농경지 침수, 산사태, 축대 붕괴 등 비 피해가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5시 현재 전국 주요 지역의 기온은 서울 23.6도, 인천 23.6도, 수원 24.0도, 춘천 22.9도, 강릉 27.6도, 청주 24.3도, 대전 25.1도, 전주 25.3도, 광주 26.4도, 제주 28.4도, 대구 25.0도, 부산 25.1도, 울산 24.8도, 창원 26.0도 등이다.

낮 최고기온은 28∼35도로 예보됐다.

강원 동해안 및 대구·경북 내륙의 일부 지역에는 폭염 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낮 기온이 35도 이상 오르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이날 충청도와 남부내륙을 중심으로 폭염특보가 확대·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세먼지 농도는 원활한 대기확산으로 인해 전 권역에서 ‘좋음’ 수준을 보이겠다.

서해안에는 가시거리 200m 이하의 안개가, 그 밖의 내륙과 남해안·제주도에는 가시거리 1km 미만의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으니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남해 앞바다에서 0.5∼1.5m, 서해 앞바다에서 0.5∼1.0m 높이로 일겠다.

먼바다의 파고는 동해·서해 0.5∼2.0m, 남해 1.0∼2.0m로 예보됐다.

653@yna.co.kr

국회미래연구원, 한국인 선호미래 공론조사
자원 절약해 물려주는 ‘보존분배’ 첫손에
기후변화 등 환경 ‘가장 중요한 문제’ 인식
“가장 싫은 건 지금 사회 계속되는 미래”

국회미래연구원이 실시한 선호미래 공론조사 현장.
국회미래연구원이 실시한 선호미래 공론조사 현장.

2020년 한국인은 어떤 미래를 바라고 있을까? 안정과 변화, 개인과 공동체, 성장과 분배 가치 사이에서 무슨 고민을 하고 있을까?동행복권파워볼

한국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래사회 가치와, 선호하는 미래상을 종합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회미래연구원이 지난해 11월 전국에 거주하는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50년 선호미래 숙의토론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은 기후변화를 비롯한 자연환경 문제를 가장 중요한 미래사회 이슈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반영하듯, 가장 선호하는 미래상도 성장 중심에서 벗어나 현재의 자원을 잘 보존해 미래세대가 쓸 수 있게 하는 `보존분배’ 사회로 조사됐다.

국민들은 그러나 실제로는 지금과 같은 성장·경쟁 중심 사회(안정성장)가 미래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런 미래를 가장 피하고 싶은 미래 1위로 꼽았다.

권역별, 연령별 인구 분포에 맞춰 선별한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선호미래를 공론조사 방식으로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론조사란 관련 정보를 충분히 알려준 뒤 의견을 수렴해 공론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래 이슈.
한국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래 이슈.

_______ 인공지능·노동 등 일자리 문제, 근소한 차이로 2위

연구원은 참가자들의 대표성을 보완하기 위해 사전에 3000명을 대상으로 한국사회를 대표할 수 있는 선호 가치들을 확인하고, 이 가치들의 분포에 맞춰 조사 참여단을 구성했다. 연구원이 확인한 한국인의 선호 가치는 급진성장, 안정성장, 보존분배, 현존분배 네 가지로 나뉜다. 급진성장은 기술 혁신과 개인, 성장, 도전, 변화, 미래 가치를 중심에 둔다. 안정성장은 현재를 중심으로 좀 더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한다. 반면 보존분배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술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공동체, 분배, 형평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현존분배는 이 가치를 미래가 아닌 현재 세대 중심으로 접근하는 사회다.

조사 참가자들은 미래 이슈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기후, 에너지, 오염, 식량 등 자연환경(59.6%)을 꼽았다. 20대가 일자리 문제를 첫손에 꼽은 것 말고는 나머지 연령대 모두 자연환경을 가장 중요한 이슈로 선택했다. 이어 근소한 차이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복지, 노동과 관련한 일자리 문제(51.4%)가 2위를 차지했다. 나머지 주거(24.3%), 건강(22.3%), 가족(20.3%), 정치(12.2%), 안보(9.4) 등은 큰 차이로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_______ 더 나은 미래 위해 현재 욕망 억제하는 사회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미래는 보존분배(43%) 사회였다. 현존분배(25.9%) 급진성장(20.7%), 안정성장(9.4%) 세 가지 미래상은 선호도에서 보존분배 사회와 큰 차이를 보였다.

보존분배 사회는 구체적으로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일까? 개인보다 공동체, 성장보다 분배와 형평을 중시하고, 고부담·고복지, 신재생에너지, 유연한 가족 개념, 도전과 변화를 추구하는 사회다. 국민들은 도시와 농촌, 대기업과 중소기업, 부자와 빈자가 공존하고 노동시장은 자유롭게 이동하며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사회를 원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미래세대에게 좀 더 나은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 현재 세대의 욕망을 억제하는 사회다. 20대에서 이 미래를 선호하는 비율(53.2%)이 가장 높았다. 박성원 국회미래연구원 혁신성장그룹장은 기후변화 적극 대응, 느슨한 가족 관계, 다양한 가치가 보존분배 사회의 3가지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보존분배 사회를 선호하는 국민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는 기후변화를 비롯한 자연환경이었다. 격차 완화도 중요한 이슈로 꼽았다. 연구원은 “주목할 점은 이 미래 지지자들에게 격차는 도시-농촌, 대기업-중소기업, 고소득층-저소득층 같은 현실 격차뿐 아니라 미래세대와 현재세대의 격차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미래가 오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었다. 4가지 미래 중 3위(17.7%)에 그쳤다. 국민들이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하는 미래는 안정성장 사회다(43.4%). 대도시 중심, 중단없는 성장 목표, 효율 중시, 미온적인 기후변화 대응 등 지금의 사회 흐름이 그대로 이어지는 미래다. 하지만 셋 중 하나는 이런 미래사회를 가장 피하고 싶다고 답변했다(34.9%). 네 가지 미래 중 회피미래 1위다. 지역간, 계층간 격차와 사회적 갈등이 확대되고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생각에서다.

연구원이 별도로 실시한 65명의 전문가 집단 조사에서도 일반 국민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의 보존분배 선호비율(63.1%)은 일반 국민보다 훨씬 높았다. 지금의 사회 기조가 이어지는 안정성장 미래를 ‘가장 가능성이 높지만(38/5%) 가장 피하고 싶은(43.1%) 미래’로 꼽은 것도 일반 국민과 같았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이뤄졌지만, 조사 결과는 지금의 팬데믹 상황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 감염병 확산의 근본원인이 환경파괴와 도시확대로 지적되는 상황에서, 자연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해 적극 대응하는 보존분배 사회가 최고의 선호미래로 꼽힌 것은 의미있는 결과라고 연구원은 평가했다. 박성원 그룹장은 “국민은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을 피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을 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할수록 국민들은 보존분배 사회의 등장을 더욱 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인 선호미래 공론조사 분임토의 현장. 국회미래연구원 제공
한국인 선호미래 공론조사 분임토의 현장. 국회미래연구원 제공

_______ 전체 2위인 현존분배, 붕괴 후의 새출발과 비슷

선호미래 2위인 현존분배 사회가 60대에선 1위(39.7%)를 차지한 것도 눈길을 끈다. 현존분배는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경제 위기를 맞아 지역별, 공동체별로 자생력을 추구하는 사회다. 사회 시스템 붕괴 후에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는 방식이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현재 인구 분포에선 20~30대보다 40~60대가 더 많다”며 “인구 구성 비율을 고려해 투표로 선호미래를 결정한다면 보존분배 미래를 기본으로 현존분배 미래의 특징을 담는 제3의 미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자연환경 보존사회를 기반으로 분배와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는 사회다.

한국인의 선호미래 공론조사는 서울권, 대전권, 부산권 3개 권역별로 나눠 사전 온라인 숙의, 사전 설문 조사, 7개 미래 이슈 토론, 4가지 선호미래상 논의, 전문가 질의 응답, 사후 설문 조사 순으로 진행했다.

전문가 그룹이 제안한 보존분배 사회 정책 5가지

국회미래연구원의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 집단은 보존분배 실현을 위한 정책으로 다섯가지를 제안했다.

첫째는 국민청원제 개선, 국민소환제 도입 등 직접민주주의 강화다. 둘째는 소득 재분배를 위한 세제 정책 강화와 고부담 고복지 사회로의 전환이다. 셋째는 의식주 생활에서 공용 주거 주택 공급 확대, 지방 대중교통망 강화와 교육·의료 서비스의 지방 연계, 에너지 자급 마을 확대 등이다. 넷째는 사회 변화를 반영한 가족 개념의 재구성과 새로운 유형의 가족에 대한 지원 제도, 개인의 고립 방지를 위한 사회 프로그램 도입이다. 다섯째는 성 정체성, 맞춤형 아기, 트랜스 휴먼 등 새로운 가치관과 기술을 반영한 규제 기준 마련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장마 50일째 지속..강수량 전국 평균 700mm
역대 최장 장마에..”이렇게 길어질 줄이야”
16일까지 서울·경기, 강원영서 지역 비 예상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연일 계속되는 집중호우와 팔당댐 방류로 인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잠수교와 인근 반포한강공원이 열흘째 물에 잠겨 통제되고 있다. 2020.08.1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연일 계속되는 집중호우와 팔당댐 방류로 인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잠수교와 인근 반포한강공원이 열흘째 물에 잠겨 통제되고 있다. 2020.08.1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코로나19 때문에 해외를 못가니 국내 가까운 곳이라도 가려고 했는데…”

내년 결혼을 앞둔 유모(31)씨는 오는 16~17일 황금휴가를 맞아 경기도 가평에 펜션을 한달 전에 예약했다. 하지만 최근 계속되는 폭우에 결국 취소했다.

올해 여름 장마가 12일을 기준으로 50일째 이어지면서 휴가 계획을 취소하는, 일명 ‘휴포자'(휴가포기자)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올해 장마는 지난 2013년의 49일을 넘어 이날로 역대 최장 기간을 경신했다.

유씨는 “코로나19 때문에 해외를 못나가 국내 여행이라도 가려고 했는데, 장마가 생각보다 너무 길어지면서 포기했다”며 “심지어 예약해 둔 펜션이 가평 펜션 사고가 터진 곳과 차로 20분 거리 밖에 안되더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5)씨도 지난주 홍천비발디파크 예약을 취소하고 집에 머물렀다.

이씨는 “장마가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며 “가평 펜션, 홍천강 사고 뉴스를 보니 굳이 나가야겠단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휴가를 같이 보내려던 박모(36)씨도 폭우 때문에 피해가 많아 휴가계획을 짜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다.

박씨는 “계곡이나 물가로 가려다가 길어진 장마로 피해가 심한걸 보고 걱정스러워 그냥 도시 쪽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제5호 태풍 '장미'가 북상함에 따라 부산지역에 태풍주의보가 발효된 지난 10일 오후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비바람에 맞서 힙겹게 걸어가고 있다. 2020.08.10.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제5호 태풍 ‘장미’가 북상함에 따라 부산지역에 태풍주의보가 발효된 지난 10일 오후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비바람에 맞서 힙겹게 걸어가고 있다. 2020.08.10. yulnetphoto@newsis.com

부산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 대신 서울 친척집에 8월초 일주일간 머물렀다.

김씨는 “원래는 서울에서 맛집도 다니고 지인들도 만나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서울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대부분 집에 있었다”고 했다.

한편 이날로 장마가 시작된 지 50일째를 맞으며 7~8월 강수량도 전국 평균 700㎜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장마는 ‘가장 길고 많은 비가 내린’ 역대급 위력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기상청은 서울, 경기와 강원 영서는 16일까지 비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잠정 집계된 이달 인명피해는 사망 33명, 실종 9명, 부상 8명이다.

수난사고로 분류돼 중대본 집계에서 제외된 강원 춘천시 의암댐 선박 침몰사고 인원(사망 4명·실종 2명)까지 더하면 사망 37명, 실종 11명, 부상 8명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태양광 12곳 산사태.. 원인 분석

8일 오후 충북 제천시 대랑동 태양광 설비가 산사태로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8일 오후 충북 제천시 대랑동 태양광 설비가 산사태로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올여름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산지(山地)에 있는 태양광 발전시설이 산사태의 주범이라는 주장이 분출하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탈원전,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조에 따라 태양광 설비가 급속도로 늘어난 탓에 정부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전체 산지 태양광 설비 가운데 산사태가 발생한 곳이 극히 일부라는 점을 강조하며 “산지 태양광 확산이 산사태의 원인이라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는 “산지 태양광 증가가 산사태 위험을 높인 것은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11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여름 집중호우 기간 산지 태양광 지역 산사태는 경북 성주·고령·봉화(2건), 충남 금산(2건)·천안, 충북 충주·제천, 강원 철원, 전북 남원, 전남 함평 등에서 12건 발생했다. 이 가운데 8건이 이미 가동 중인 설비였고, 공사 중인 설비가 4건이었다. 산림청 관계자는 “대부분 지역이 대규모 산사태가 아닌 토사유출 수준”이라며 “인명피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발전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와 관련해 “이번 폭우로 발생한 산지 태양광 피해는 올해 산사태 전체 1174건 가운데 1%, 전체 허가된 산지 태양광 발전 설비 1만2721개 가운데 0.1%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통계적으로 산지 태양광이 산사태를 유발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산지 태양광 허가 면적은 2017년 1435㏊에서 2018년 2443㏊로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산사태 발생 면적은 오히려 94㏊에서 56㏊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산지 태양광 허가 면적이 1024㏊로 줄었지만, 산사태 발생 면적은 155㏊로 늘었다.

산업부는 기존 25도까지도 내주던 경사도 허가 기준을 15도까지만 허용하는 쪽으로 강화하고, 개발행위준공필증 제출과 산지 중간복구를 의무화하는 등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수의 토목 전문가들은 정부의 설명처럼 산지 태양광이 산사태와 무관하다고만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산지 태양광 설비 건설 과정에서 산림을 훼손하는 것 자체가 산사태 위험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태양광 설비는 햇빛을 최대한 오래 쬐게 하려고 경사가 있는 산비탈에 설치하는데 이를 위해 나무를 베고 표면을 깎아내린다. 이와 관련해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한국은 대부분 돌산 위에 1m가량 흙이 이불처럼 덧씌워져 있는 구조”라며 “태양광 설치를 위해 나무를 베고 땅을 판 상태에서 폭우가 내리면 발전설비 인근의 토사가 흘러내려 산사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산지 태양광 설비는 땅을 평평하게 다진 상태에서 설치되지만, 이 역시 산사태 위험을 높이기는 마찬가지다. 임종철 부산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표에 풀이 많으면 폭우에 땅이 파이는 것을 줄일 수 있지만, 태양광 발전 설비 아래에는 그늘로 인해 풀이 자라지 않아 폭우가 쏟아지면 발전설비 위에서부터 시작된 토석류(흙과 돌이 물에 섞인 것)가 그대로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산지 태양광 설비 허가 기준을 강화해 배수로와 옹벽 등 설비를 의무화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산지 태양광 주변 배수로를 살펴보면 상당수 배수로가 관리가 안 돼 토사물로 막혀 있거나, 잘못 설계된 탓에 빗물이 배수로 옆으로 흘러내린다고 지적했다. 이 전 교수는 “태양광 발전은 발전 효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발전 사업자가 이윤을 내기 위해서는 옹벽이나 배수로 같은 안전 설비에 큰 비용을 투자할 수 없다”며 “형식적으로만 만들어놔도 산림에 대해 잘 모르는 산업부가 이를 제대로 잡아낼 수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임 교수는 “산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곳이라 해서 그냥 안심할 수는 없다. 정부가 늘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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